일부 수제맥주 기업 상장 이후 지속된 실적 악화, 주주들 손실 커져
마케팅에만 의존하고 편의점에 종속... 예고된 위기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
주류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수제맥주 기업에 투자했던 주주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수제맥주 기업들이 기술력 회복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시장의 추락과 주주들의 손실을 만회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는 최근 회생절차개시신청 사유로 2025년 5월 28일 16시 5분부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하이볼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으나 2022년 320억 원, 2023년 120억 원에서 2024년 84억 원으로 매출이 계속 하락하는 중이다. 영업손실은 90억 원, 당기순손실은 170억 원에 달해 이제는 회사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의 끝없는 실적 추락의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이색 콜라보’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해왔던 수제맥주 기업들의 운영 방식에 있다.
일각에서는 수제맥주 시장 침체에 대한 돌파구는 업계가 다시 브루어리 본연의 정체성을 찾고, 정면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품의 지속성과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단발성 협업이 아닌 ‘브랜드 가치’ 중심의 체질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폭발적 성장을 기록했던 수제맥주 시장이 엔데믹 전환과 함께 급격한 성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 편의점 중심의 판매 구조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수제맥주 업계가 소비자들의 외식 활동 재개와 함께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편의점 체인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실제로 GS25의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2019년 353.4%, 2020년 381.4%, 2021년 234.1%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2022년 76.6%로 급격히 둔화된 후 2023년 상반기에는 25.5%에 그쳤다. CU 역시 2020년 498.4%, 2021년 255.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22년 60.1%, 2023년 상반기 4.3%로 추락하며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편의점 진출을 위한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하면서 수제맥주 고유의 개성과 품질 차별화마저 평준화되고 있어,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