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나누고자 했던 아버지 뜻, 이뤄드리고자 기증 결심

홍 씨는 7월 2일, 인력사무소에서 배정된 인원들의 작업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보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었다. 이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하여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홍 씨는 평소 가족들에게 “내가 떠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벌어놓은 자산도 기부하고, 내 몸도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쓰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늘 어려운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아왔기에 마지막 순간도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들은 기증을 결심했다.
마산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홍 씨는 대학에서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서광건설에서 근무했었고, 퇴사 후 건설사업을 운영하다 IMF로 부도를 겪기도 했다. 힘든 시간 속에서도 강한 책임감과 가족들을 위한 헌신으로 재기하여 인력사무소를 운영했다.
홍 씨는 어린 시절 투포환 선수를 할 정도로 강한 체력을 가졌지만, 아들이 군대를 가거나 공부를 위해 해외로 나갈 때 눈물을 흘리는 감성적인 성격이었다.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보이면 늘 먼저 다가가고, 연말에는 남몰래 어려운 가정이나 보육원에 금액과 물품을 전달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홍 씨의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지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하늘나라에서는 마음 편히 잘 지내시고, 아버지가 보여주신 삶을 본받아서 사회에 빛과 기둥이 될 수 있도록 살아갈게요. 아버지, 너무나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홍승제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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