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수능을 앞두고 들여다본 한국교육](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11120814350100446a9e4dd7f220867377.jpg&nmt=30)
현실적으로 신분 상승이 어려운 현대에 그나마 대학이 계층 이동의 돌파구가 되고 또 부를 대물림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이제 모르는 걸 배우는 즐거움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의 상향 이동수단이 됐고 배움의 목적은 진리 탐구나 지적 욕구를 해소하는 게 아니라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는가가 돼버렸습니다.
한때 할아버지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대학입시의 성공 공식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사교육 시장이 포화에 이르고 자녀교육이 핵가족의 최대 과업이 되면서 지금은 자녀의 학습을 밀착관리하기 위해 부모가 직접 공부에 뛰어드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엄마 아빠의 ‘공부력’이 훨씬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교과과정을 직접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초등수학은 부모세대 때보다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20~30년 전에 배운 중.고등 개념을 소환해야 겨우 초등과정을 가르칠 수 있는데 이것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직접 가르치기보다는 ‘학습 페이스메이커’로 같이 공부하는 게 더 합리적입니다. 자녀의 학업과 입시일정에 맞춰 똑 같은 내용을 공부하고 시험도 함께 봅니다.
대학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의 한국 대학은 진리 탐구의 길을 포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사회로 나가는 간판 역할에만 충실하게 기능하는 중입니다. 이공계는 순수학문과 자연과학을 버리고 의대를, 인문계는 문.사.철 같은 인문학보다 로스쿨을 바람직한 목표로 삼습니다.
교수라고 다르겠습니까. 학문의 전당이 되어야 할 대학물을 흐리는 ‘폴리페서’들이 능력을 인정받습니다. 이들은 연구나 교육보다 외부 활동에 적극적입니다. 장관 국회의원 사외이사는 한국형 폴리페서의 3대장이 됐습니다. 조선시대 매관매직이 오늘날 학관학직으로 옮겨온 셈입니다. 폴리페서가 무엇보다 안 좋은 건 대학이 학문의 장이 아니라 좌우진영의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보수, 진보정권 할 것 없이 모두 필요에 따라 이들을 이용해먹(?)었습니다. 얄팍한 이념과 빈곤한 철학이 낳은 결과입니다. 치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한국은 지금 학문적으로도 병든 사회입니다. 그 중 수능은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단면이자 민낯입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현재는 대안이 없는 걸. 어쨌든 내일 수험생 여러분, 요행, 대박 같은 건 없습니다. 노력한 만큼 결과 얻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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