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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나잇값하기가 그렇게 쉽나?

입력 2026-01-06 08:01

[신형범의 千글자]...나잇값하기가 그렇게 쉽나?
만 나이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해가 바뀌면 누구나 동시에 한 살 먹는 관습은 없어져야 하는데 사람들 마음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여전히 일상에선 많은 사람이 세는 나이와 섞어서 사용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나이를 물으면 “스물여섯에서 스물여덟이요” 같은 식으로 답하기도 합니다.

나와 터울이 좀 있는 막냇동생의 외동 아들은 태어난 지 50개월쯤 됐습니다. 만 4년이 지났으니 나이로는 네 살입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 하는 것처럼 자기는 해가 바뀌면서 여섯 살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진 괜찮은데 다른 친구들 나이는 그대로인데 자기 혼자만 한 살 더 먹어 ‘형아’가 됐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입니다. 더 이상 어린아이 취급은 사양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이렇듯 새해가 되면 나이 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공평하게 한 살씩 더해지지만 그 의미는 사람과 세대에 따라 또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나이와 지혜가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경험이 쌓이고 삶에 대한 안목이 깊어지면서 지혜롭게 판단하게 된다는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나이 먹을수록 지혜로워지기는커녕 생각과 마음의 유연함을 잃고 경직되고 고집 센 사람들을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습니다. 알량한 경험과 지식으로 세상의 이치를 통달한 듯 오만하게 굴고 스스로 무식한 걸 모르고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맞고 세상은 틀렸다’는 자세를 견지하는 데는 정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어느 정도 인격이 굳어지고 가족이나 집단, 공동체에서도 위치가 정해지면서 신념과 취향이 확고해지는 건 그럴 수 있습니다. 때로는 주변으로부터 어른대접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물학적 나이만 찼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닙니다. 나이 먹었다는 건 그저 지구에서 보낸 시간이 그만큼 오래됐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냥 나이만 먹은 사람은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 불화하고 내면의 안정감은 떨어지면서 매사에 무책임하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유아처럼 행동하기 일쑤입니다. 어른으로 살기 위한 적절한 배움과 수련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저 오래만 산 늙은이의 세계로 들어선 것입니다.

‘어른이 없는 시대’라는 얘기가 세상에 돈 지도 오래됐습니다. 어른은 자기 삶의 의미와 무게를 받아들이고 견디는 사람입니다. 사는 데 필요한 교양과 지식을 쌓고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감당하는 사람, 자기가 이룬 성취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며 시민의식을 갖고 건강한 삶을 꾸리는 사람이 어른입니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나잇값 한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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