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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의 성공창업노트] 시니어 창업의 확산, 문제는 ‘창업’이 아니라 ‘구조’다

이상헌 소장

입력 2026-01-27 09:54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
지역 자영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한국 사회에서 시니어 창업은 더 이상 예외적인 선택이 아니다. 고령화와 조기 은퇴, 불안정한 노후 소득 구조가 맞물리면서 시니어 창업은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굳어졌다.

문제는 시니어 창업의 증가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지역경제의 취약성을 떠받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니어 창업의 상당수는 ‘기회형 창업’이 아니라 ‘대안 없는 선택’에 가깝다. 국회미래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35% 내외로 추정되며, 비수도권과 농어촌으로 갈수록 그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이는 은퇴 이후 안정적인 임금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자영업이 사실상 마지막 생계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같은 시니어 창업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데 있다.

첫째, 업종 편중이 심각하다. 시니어 창업의 상당수는 음식·소매업 등 저부가가치 업종에 집중돼 있다. 이는 초기 진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은 있으나, 경쟁 과잉과 매출 정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에서는 동일 업종 간 출혈 경쟁이 반복되며 생존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둘째, 디지털 대응과 사업 전환 역량의 한계다. 키오스크, 배달 플랫폼, 온라인 마케팅 등 디지털 환경 변화는 자영업의 기본 조건이 되었지만, 다수의 시니어 창업자는 이에 적응할 시간과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매출 격차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폐업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셋째, 개인 책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창업 구조다. 현재의 시니어 창업은 대부분 개인 단위로 이뤄지며, 실패의 위험 역시 개인이 온전히 감당한다. 지역 내 소비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개인 자영업자에게만 생존을 맡기는 방식은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시니어 창업을 단순히 ‘문제’로만 규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많은 지역에서 시니어 자영업자는 생활 서비스, 돌봄 연계, 지역 유통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마지막 경제 주체이기 때문이다.



들이 사라질 경우 지역 상권은 물론 일상 서비스의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시니어 창업은 취약하지만 동시에 지역을 지탱하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이제 정책의 시선은 시니어 창업을 줄이는 데 있지 않고, 어떻게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전환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첫째, 시니어 창업을 ‘생계형 창업’이 아닌 ‘지역 유지형 경제활동’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단순 창업 숫자 확대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업종을 중심으로 정책적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 일정 요건을 갖춘 시니어 창업자에 대해서는 지역 공공서비스와 연계한 안정적 수요를 만들어주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둘째, 개인 창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공동·연계형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고령 자영업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협동조합형 점포, 공동 브랜드, 공공 위탁 운영 모델 등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는 실패 확률을 낮추는 동시에, 지역 내 고용과 서비스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 시니어 창업 정책은 도시재생, 통합돌봄, 생활 SOC 정책과 결합돼야 한다. 시니어 창업자를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 지역 서비스 제공자이자 고용 주체로 연결할 때, 창업은 개인의 생계 수단을 넘어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시니어 창업을 방치된 생계형 선택으로 남겨둘 것인지, 지역경제 전략의 한 축으로 재설계할 것인지는 정책의 선택에 달려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창업이 아니라, 덜 실패하는 창업, 오래 버틸 수 있는 창업 구조다. 시니어 창업을 둘러싼 문제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상헌 소장

-건국대학교 교수

-한국동행 서비스협회 회장

-한국소상공인 컨설팅협회 회장

-국제 컨설팅협회 회장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

이상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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