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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영역의 합의 vs. 성적 착취, 아청음란물제작 판례에서 관찰되는 엄벌주의 기조

입력 2026-03-04 13:55

사진=박민희 변호사
사진=박민희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오늘 날 사법당국은 디지털 성범죄,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제작 행위에 대해 과거와는 궤를 달리하는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강제력이나 협박이 수반되지 않은 경우 '제작'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현재는 온라인 매체를 통한 유인, 길들이기(그루밍), 피해자의 자발적 송부라 할지라도 그 과정에 개입한 행위 전반을 '아청음란물제작'이라는 중범죄로 다스리는 추세다. 대검찰청의 분기별 성범죄 동향 분석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중에서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기소율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법원 역시 양형 기준을 대폭 강화하여 실형 선고 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제11조가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은 단순히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하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를 기망하거나 유혹하여 스스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물을 촬영하게 하고 이를 전송받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제작'의 실행의 착수 및 완성이 인정된다. 법은 아동·청소년을 성적 판단 능력이 불완전한 보호 대상자로 규정하기 때문에 설령 피해자가 동의했다 하더라도 그 동의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성적 영상물을 요구했다면 그 결과물이 생성되는 순간 제작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n번방 사건' 이후 개정된 법률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권고안에 기인한다. 과거에는 초범이거나 유포 목적이 없었다는 점이 상당한 감형 요소로 작용했으나 현재는 '제작' 행위 자체를 사회적 인격 살인에 준하는 중죄로 다룬다. 수사 단계에서 압수된 디지털 기기에 대한 포렌식 결과는 유죄의 핵심 증거가 되며 삭제된 데이터 복구를 통해 드러나는 추가적인 대화 내역이나 요구 사항은 제작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아청음란물제작 사건에서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호기심에 의한 일회성 행위였다'는 식의 방어 논리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게다가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수사본부는 위장 수사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자를 추적하고 있다. 피의자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자신의 행위가 지니는 법적 무게를 과소평가하여 섣부르게 혐의를 부인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할 경우, 이는 구속 수사의 사유가 될 뿐만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기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가중 처벌의 근거가 된다. 아동과의 합의가 있더라도 그것이 곧 무죄나 기소유예를 보장하지 않으며 범행의 경위와 반복성, 영상물의 수위가 양형의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인천지방검찰청과 전주지방검찰청,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서 검사로 역임한 로엘 법무법인 박민희 파트너변호사는 이와 같은 사법 환경의 변화에 대해 고도의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박민희 파트너변호사는 "최근 아청음란물제작 관련 판례는 '제작'의 개념을 확장하여 미성년자에게 촬영물을 전송받는 행위 전반을 엄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사 기관이 제시하는 포렌식 결과물에 대해 무조건적인 부인은 오히려 독이 된다. 대화의 맥락상 위력이나 기망이 존재했는지,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 정황이 있었는지를 법리적으로 다투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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