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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포토에세이]...항공사 승무원의 작업복

입력 2026-03-09 08:19

[신형범의 포토에세이]...항공사 승무원의 작업복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는 비행기가 세포 속에 잠들어 있던 유목민의 본능을 자극합니다. 내가 사는 한강신도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어딜 가든지 김포공항역을 거치게 됩니다. 시내버스는 물론 공항버스와 광역버스 그리고 전철노선 5개가 교차합니다. 그러니 김포공항역은 지정학적 요충지(?)인 셈입니다. 그런 만큼 다양하고 많은 사람이 오가는데 항공사 승무원들이 특히 자주, 많이 눈에 띕니다. 항상 유니폼을 입고 다니기 때문에 체감적으로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검은색 캐리어를 끄는 남자 승무원들은 늠름하고 믿음직스럽습니다. 인물 보고 뽑는지 다들 훤칠합니다. 단아하게 빗어 넘겨 쪽진 머리에 스커트를 단정하게 입은 여자 승무원들도 남자 승무원 못지않습니다. 기내에서 서비스를 받을 때와 일반 시민들과 섞여 그냥 지나가는 사람으로 보는 승무원은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는 아름답고 세련된 유니폼을 입은 여자 승무원들은 보기에 예쁘긴 한데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꼭 끼는 블라우스와 타이트한 스커트, 높진 않아도 굽이 있는 단화는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슨 모델 같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승무원의 유니폼은 작업복입니다. 비행기는 그들의 일터이며 일상적인 서비스를 능숙하게 제공하면서 유사시에는 고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여자 승무원의 예쁜 유니폼은 왠지 불안해 보입니다. 일상적인 활동조차 불편할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승객의 안전까지 살펴야 하는 노동에는 적합한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런 작업복을 왜 이렇게 복잡한 환승역과 길거리에서 마주쳐야 하는지 그것도 이상합니다.

항공사가 환복할 공간과 시설을 제공하지 않아서 승무원들은 집에서부터 유니폼을 입고 출근할 수밖에 없다는 뉴스를 본 적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는 유니폼을 입고 출퇴근하는 게 규칙이라고 주장합니다. 유니폼을 입고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을 해선 안 된다는 부칙도 있다는데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하는 직종을 나는 승무원 말고는 본 적이 없습니다.

승무원의 업무는 고객을 직접 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니폼, 즉 작업복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노동의 활동성이며 고객의 안전입니다. 솔직히 지금 여승무원 유니폼은 예쁘지만 시대에 뒤떨어졌고 젠더 감수성에도 맞지 않습니다. 여성이 몸매를 드러내는 옷을 입고 자질구레한 서비스를 하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이며 성차별적 발상입니다. 더 이상 여성 노동자를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시대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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