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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이혼, 출산 전에도 가능할까

입력 2026-03-17 10:26

사진=장예준 변호사
사진=장예준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임신 중 이혼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상담실 문을 두드릴 때 가장 먼저 묻는 말은 비슷하다. “임신 중이라도 이혼이 가능한가요?”, “출산 전에는 아무것도 못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임신중이혼은 가능하다. 다만 임신·출산 시기는 신체적·경제적 취약성이 크게 나타나는 시기인 만큼, 법적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감정적 갈등 정리보다 안전 확보, 생활 기반 마련, 향후 양육 계획을 우선적으로 정리한 뒤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중에도 협의이혼은 가능하다. 다만 협의이혼은 법원이 정한 숙려기간과 절차를 거쳐야 하며, 상대방이 협의에 응하지 않거나 태도를 바꾸는 상황이 발생하면 절차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경우 재판상 이혼(조정·소송)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법원은 임신 중 이혼 사건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이혼 사건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혼인 파탄 사유를 심리한다. 그러므로 외도, 폭력, 경제적 방임, 지속적인 갈등 등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는지가 핵심 판단 요소가 된다. 임신 자체가 이혼을 막는 요건은 아니지만, 임신·출산 과정에서의 폭언·폭행, 생활비 단절, 강한 통제와 고립이 있었다면 그 자체로 혼인 파탄의 중요한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임신중이혼에서 가장 민감한 쟁점은 출산 이후 자녀 관련 권리·의무다. 출생하면 친권·양육권, 양육비, 면접교섭이 바로 현실 문제가 된다. 특히 출산 직후는 산모의 회복과 신생아 돌봄이 겹치기 때문에, 법원은 ‘누가 실제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지’와 ‘양육 환경이 안정적인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임신 기간 동안 진료 기록과 출산 계획, 주거 환경, 돌봄 지원 체계, 배우자의 폭력 또는 방임 여부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 두면 출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양육권 분쟁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나 현실적인 축은 경제 문제다. 임신 중에는 소득이 줄거나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생활비·병원비·출산비 부담이 곧 분쟁으로 이어진다. 상대방이 생활비 지급을 중단하거나 의료비 부담을 외면하는 상황은 단순한 부부 갈등의 범주를 넘어 생활 유지 자체와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통장 및 카드 사용 내역, 생활비 지급 여부, 의료비 지출 내역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혼인 중 부양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법적 조치, 예컨대 임시양육비나 사전처분 신청 등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피해자 관점에서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안전이다. 임신 중 폭언이나 폭행이 반복되거나 스토킹에 가까운 통제가 이루어지는 상황이라면 협의이혼을 설득하려고 시간을 끌기보다 경찰 신고나 접근금지 등 보호 절차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임신 상태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중대한 위험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참고 넘기는 선택이 이후 이혼, 양육권, 위자료 판단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고기록, 진단서, 상담 기록, 메시지·녹취 등은 ‘분쟁을 키우는 자료’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된다.

여울 여성특화센터 장예준 변호사는 “임신중이혼은 가능하지만, 임신·출산 시기의 법적 분쟁은 결국 산모와 아이의 안전·생활 기반을 누가 책임질 수 있느냐로 수렴한다”며 “감정적으로 결론만 서두르기보다, 안전 확보를 최우선에 두고 생활비·의료비·주거·양육 계획을 문서와 자료로 정리해두면 출산 이후의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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