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실질 과세의 원칙이 강화되면서 단순히 신고된 상속 재산의 가액을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피상속인의 사망 전 10년 치 금융 거래 내역을 전수 조사하고 상속인들에게 예상치 못한 '세금 폭탄'이 떨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제 상속세는 단순한 세액 계산의 문제를 넘어 과거의 모든 경제 활동에 대한 법적 소명이 필요한 문제로 변모한 것이다.
상속세 분쟁의 핵심은 눈에 보이는 부동산이나 주식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굴되는 '추정상속재산'과 '사전증여재산'의 합산 여부에 있다. 가장 치명적인 변수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가족 명의로 관리했던 차명 계좌나 증빙 없는 현금 인출 내역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에 따라,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가액은 모두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된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국세청은 피상속인의 계좌에서 인출된 거액의 현금이나 상속인 계좌로 유입된 자금의 출처를 집중 추궁한다. 이때 상속인은 해당 자금이 증여가 아닌 생활비, 간병비, 혹은 단순 보관임을 입증해야 하는 입증 책임을 지게 된다. 상속세 대응이 까다로운 이유는 바로 이 입증의 어려움 때문이다.
많은 상속인이 부모님의 노후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본인 명의 계좌를 빌려드리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나 판례의 일관된 태도는 '계좌 명의자에게 소유권이 추정된다'는 것이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자금의 원천, 관리 주체, 이자 수익의 향방 등을 법리적으로 소상히 밝혀야 한다. 만약 소명에 실패할 경우, 해당 금액은 증여세와 상속세가 중복 부과되는 것은 물론 고액의 가산세까지 추가되어 상속 재산의 상당 부분을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절세를 위해 활용되는 '가업상속공제'나 '영농상속공제'는 그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사후 관리 요건을 하나만 어겨도 공제받은 세액이 추징될 뿐만 아니라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이 집중될 경우 다른 상속인들이 제기하는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과 맞물려 법적 분쟁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가족 간의 법적 다툼으로 상속 재산이 분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로 역임한 로엘 법무법인 주혜진 대표변호사는 “상속세는 단순히 세무사가 계산기를 두드려 나오는 숫자의 기록이 아니라, 피상속인의 일생을 법적으로 재구성하여 국가와 상속인 사이의 지분율을 확정하는 종합 법률 행위다. 게다가 상속세 조사는 단순한 세무 조사를 넘어 유류분 분쟁 등 잠재적 민사 소송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따라서 계좌 내역의 숫자만 보지 말고 그 이면에 숨겨진 자금 흐름 및 성격을 파악하고 규명해야 한다. 피상속인의 생전 의도와 자금 집행의 불가피성을 객관적 증거로 엮어내야 상속세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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