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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수원시장, “주민이 주인인 도시”…수원형 주민자치, 생활 인프라 혁신으로 꽃핀다

송인호 기자

입력 2026-05-05 09:37

주차·안전·보행·커뮤니티까지…11개 동 ‘우리동네 자치계획’ 본격화
“주민총회, 풀뿌리 민주주의 정수”…이 시장, ‘현장중심 행정’ 더 강조

이재준 수원시장이 우만 2동 주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페북 캡처
이재준 수원시장이 우만 2동 주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페북 캡처
수원=비욘드포스트 송인호 기자 “주민이 주인인 마을, 시민이 주인인 도시” 이재준 수원시장이 오래도록 강조해 온 이 시정 철학이 지역 곳곳에서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주민 스스로 마을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는 ‘우리동네 자치계획’이 생활 인프라 확충이라는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며 수원형 주민자치가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원시는 지난해 우리동네 자치계획 가운데 ‘인프라 확충형’으로 분류된 11개 동의 중장기 구상을 통해 주차, 안전, 보행, 생활환경 등 시민 삶과 직결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행정이 아닌 주민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낸 계획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시장은 평소 “주민총회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이자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수”라며 “주민이 직접 만든 계획이 마을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행정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차난 해소, 주민이 답을 찾다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을 위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수원시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을 위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수원시
도심 생활의 대표적 불편 요소인 주차 문제는 다수 동에서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곡선동과 권선1동, 조원1동 등은 주민 설문과 토론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곡선동은 신규 공동주택과 원룸 밀집 지역 특성이 맞물리며 주차 갈등이 심화된 지역이다. 주민 16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8.3%에 달하는 주민들이 불법 주정차 개선을 꼽을 정도였다. 원룸촌의 주차공간 부족과 도로변 무질서한 주정차로 주민들의 보행환경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주차 환경 개선사업을 위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단기적으로는 밤샘 주차 시행과 질서 있는 주차 문화를 유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도로 폭을 조정하는 도로 다이어트로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마을계획을 수립했다.

권선1동 역시 교통 요충지라는 지역 특성에도 불구하고 주차 인프라 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 주민들은 골목 일방통행 체계 도입과 보행로 연결 등을 통해 교통 흐름과 보행 안전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수원종합운동장과 수원KT위즈파크를 품고 있는 마을 조원1 역시 우리동네 자치계획으로 주차 문제를 다뤘다. ‘깨끗하고 안전한 살기 좋은 청정 조원1동’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첫 번째 목표의 실천 방법으로 주차장 조성을 꼽은 것. 마을 곳곳에서 방치돼 있는 사유지나 공유지를 활용해 임시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전통시장 인근에도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주변 스포츠 시설과의 시너지를 내고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발전 방향이 도출됐다.

◇“안전이 곧 복지”…생활 밀착형 안전 인프라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 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수원시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자치계획 수립 모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수원시
삶의 터전인 마을을 보다 안전하게 가꾸는 것에 중점을 둔 주민들은 안전 인프라 확충을 주요 의제로 올려 대안을 만들었다. 치안과 교통의 안전이 주요 포커스가 된 마을로는 망포1동, 매교동, 파장동, 매산동 등이 있다.

망포1은 아동과 청소년이 많은 동네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시설과 프로그램 수요가 높은 곳이다. 아동과 청소년을 함께 지켜야 한다는 망포1동 주민들의 교감을 바탕으로 안전한 동네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안전하고 살기 좋은 망포1동’을 슬로건으로 만들었다. 남녀노소 주민 모두가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방범에 강한 마을을 만든다는 목표가 첫 번째로 꼽혔고, 방범초소와 파출소 설치 등을 추진해 치안 공백을 줄여나가는 것을 중장기 과제로 선정했다.

근대 문화 자원이 풍부하고, 팔달산과 수원천 등 자연 자원이 인접해 높은 잠재력을 가진 매교동은 청소년과 보행 안전을 주요 관심사로 두고 ‘매 순간 교류하며 하나 되는 매교동’이라는 비전을 만들었다. 마을 발전을 위한 키워드로 교통안전이 꼽혀 취약한 보행로와 차로가 혼재된 길, 급경사 등 보행 환경 개선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 매교동은 급경사 구간에 보행 안전 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단기 사업으로, 급경사 구간 열선 설치 등 보행로 환경 개선하는 것을 장기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수원의 관문마을인 파장동 역시 안전한 마을 조성이 주요 의제다. 자연환경과 역사자원이 풍부하지만 개발이 제한되고 노후도가 높아 안전 인프라 확보가 마을 발전을 위한 선결 요건 중 하나로 추려졌다. 통학로와 보행로의 위험을 해소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대형마트와 행정복지센터,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시설 주변 교통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와 육교 및 주차장 확충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수원역을 품고 있어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로 손꼽히는 매산동은 ‘글로벌의 시작, 수원의 관문 매산동’을 비전으로 우리동네 자치계획을 수립했다. 보행자 중심의 가로 환경 정비와 안전시설 확충을 추진 전략으로 안전한 마을 미래상을 구현하고자 한다. ‘불 켜놓고 퇴근’ 등 상가에서 실천가능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골목길 바닥 유도등과 발광다이오드(LED) 주소판으로 골목을 밝히고, 유휴 부지에 소규모 공영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을 장기 계획으로 삼았다.

◇걷고 싶은 도시, 생활 인프라로 완성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자치계획 발표를 준비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수원시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 주민들이 우리동네 자치계획 발표를 준비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수원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생활 인프라 확충으로 마을의 발전을 꾀하려는 동네도 있다. 매탄3동, 율천동, 정자1동, 정자3동 등이 이에 속한다.

매탄3은 현장 답사를 통해 주차 공간 부족과 보행 환경 열악, 건물 노후화 등의 문제점을 도출해 냈다. 이어 주민들은 함께 가꾸고 생활하는 마을을 위해 보행하기 좋은 마을을 핵심 키워드로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가꾸는 문화 동네 매탄’을 슬로건으로 만들었다. 실내 커뮤니티 공간과 주차장, 조명 설치 등을 단기적으로 제안하는 한편 원천리천 자전거도로 확충과 매여울공원 야간 조명 개선 등의 프로젝트를 중장기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저수지 두 곳과 성균관대학교가 있는 율천동의 우리동네 마을계획은 ‘상율과 하율이 연결되고 대학과 나누며 자연이 아름다운 함께하는 마을 율천동’이 비전이다. 고가도로 하부 공간의 개선과 마을 단절 문제 등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하차도 벽화 개선과 상가 화장실 개방 사업을 추진해 마을 주민 간 소통 요소를 추가한다는 의지다. 또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공간 인근 유휴공간을 가변적인 모듈형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더했다.

정자1은 안전 문제와 보행 환경 개선 등을 주요 관심사로 두고 ‘동심이 살아있는 마을, 정자1동’을 만든다는 의지다. 환경을 아끼고, 자연을 산책하고, 지혜를 나눈다는 목표로 생활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노후 담장에 담쟁이넝쿨을 심어 미관을 정비하는 한편 안전한 등굣길 만들기 등을 우선 진행하고, 마을 길 곳곳을 안전한 보행 환경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수원의 4대 하천 중 하나인 서호천을 자연 자원으로 보유한 정자3은 ‘마음을 잇고, 마을을 잇다’라는 목표를 정했다. 서호천 일대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분리하는 정비 사업을 추진해 환경과 보행이 더 가까워지는 마을을 만든다. 또 공동주택 내 유휴 공간을 마을 커뮤니티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도출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공간에 인근 대학과 연계한 프로그램까지 연결함으로써 동네 생활의 활력을 더하는 노력을 추진하고자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주민총회가 답”…수원형 자치모델 확산
우만 2동 주민총회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수원시
우만 2동 주민총회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수원시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주민총회가 있다. 주민들이 직접 의제를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은 단순한 참여를 넘어 실질적인 자치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 시장은 “주민총회가 형식적 절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 결정의 장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며 “수원은 주민자치 1번지로서 전국을 선도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은 지원자 역할에 충실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수원을 더 새롭게, 시민을 더 빛나게 만드는 변화는 결국 현장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시의 ‘우리동네 자치계획’은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주민이 스스로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실험이자 실천이다.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하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도시 경쟁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는 주민이 직접 세운 중장기 발전계획이 마을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수원시민의 주민자치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주민 중심의 주민자치 고도화가 이뤄지도록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이 만든 계획이 정책이 되고, 정책이 다시 삶을 바꾸는 도시. 수원이 보여주는 주민자치의 진화가 전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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