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역시 사람은 잠을 잘 자야](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5280806170830446a9e4dd7f12113115985.jpg&nmt=30)
그런데 수면은 단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닙니다. 자는 동안 뇌에서는 해마와 신피질이 서로 활발하게 작용하며 하루 동안 얻은 정보들이 장기기억에 조직화되고 공고하게 저장됩니다. 또 편도체와 전전두엽이 부정적 감정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정신건강을 회복하게 합니다. 또 잠은 뇌의 노폐물을 제거해 인지력 저하를 막고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뇌 영역을 보강시킵니다.
결론은 제대로 자야 인지능력, 정신건강, 사회성 모두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전반적인 생활리듬도 잡아줍니다. 그렇게 보면 자는 것도 공부의 한 부분으로 봐야 합니다. 결국 공부는 잠을 줄이면서 몽롱한 정신으로 억지로 버텨가며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인간은 인생의 1/3을 잠 자는 데 씁니다.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니까 산술적으로 평생 28년을 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깨어 활동하는 시간은 56년 정도입니다. 어쩌면 자는 시간이 아깝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잠을 줄이고 더 생산적인 일에 쓸 수 없을까, 라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라고 잘라 말합니다. 잠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다른 것으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생산활동’의 일부라고 단언합니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고 뇌의 노폐물을 씻어내고 기억을 정리하며 감정을 다듬는 재정비 작업이라는 겁니다. 치매 같은 독성 노폐물을 씻어내고 중요하지 않은 기억은 지우고 의미 있는 정보는 저장합니다. 이처럼 기억을 선별하고 정리하며 정서적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거지요.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 창의력, 면역력, 인지기능이 떨어집니다. 몸이 쉬는 게 아니라 뇌가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간입니다. 또 건강지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잠이 부족하거나 질이 나쁘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악화됩니다. 식욕조절,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려 비만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를 예방하려면 하루 7~9시간 질 좋은 수면이 필요합니다. 특히 청소년 수면은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하루 8~10시간 권장되지만 우리 청소년의 실제 수면시간은 이보다 훨씬 짧습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들도 많아졌습니다. 밤은 지나치게 밝아졌고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블루라이트 노출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생체시계가 흐트러지고 수면유도 호르몬이 분비가 잘 안 되면서 몸과 뇌가 쉴 틈을 갖지 못합니다. 술과 카페인도 깊은 잠을 방해합니다. 요즘처럼 삶이 팍팍한 시기에는 수면장애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과음하고 수면의 질이 나쁜 상태에서 깨어 쓰려니까 확실히 힘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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