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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무선시대 유선이어폰

입력 2025-06-13 08:27

[신형범의 千글자]...무선시대 유선이어폰
무선이 대세인 시대입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심지어 걸어 다니면서도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을 흔히 봅니다. 이어폰이 다가 아닙니다. 집에서 쓰는 청소기, 캠핑용 램프, 독서노트, 센서조명, 이동식 모니터, 휴대용 선풍기도 무선입니다. 말그대로 블루투스와 충전식 무선기기가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거추장스러운 선이 없으면 확실히 편리하긴 합니다. 공간의 제약이 없고 설치도 간편하고 가벼운데다 깔끔합니다. 반면 쓸 때는 편리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충전식 무선기기는 역설적이게도 선을 이용해 충전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에 맞는 제각각의 충전케이블과 컨버터 같은 장치가 필요합니다. 제품을 살 때마다 하나씩 들어 있는 케이블은 버리자니 불안하고 언젠가 다시 쓸 것 같아 모아두면 점점 쌓여 애물단지가 됩니다.

또 기기마다 내장된 배터리는 무한정 충전해서 계속 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배터리 수명은 제각각이지만 시한부라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운명입니다. 방전됐다가 다시 완충하기를 무한정 반복하는 게 아니라 500번, 1000번 충전할 때마다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방전은 점점 빨리 진행됩니다. 그러다 결국 배터리 수명은 끝납니다. 거기다 충전기는 고장률이 생각보다 높다는 걸 경험적으로 압니다.

1~2만원짜리 손풍기라면 그냥 버린다고 생각하지만 20~30만원이 넘는 고가품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럴 땐 유선기기나 건전지를 넣는 방식이 그리워집니다. 외장 배터리팩에 충전지를 넣어 사용하는 방식은 건전지 폐기율을 줄이고 전자기기도 본래 수명만큼 오래 쓸 수 있지만 번거로운 수고를 감수해야 합니다.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신간섭, 신호 약화, 해킹 같은 보안문제에 약점을 보이긴 하지만 무선이 유선보다 발전한 기술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동시에 여전히 거추장스러운 선들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과 폐기물 쓰레기를 늘리는 단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그러고 보면 유선이어폰이 새삼 대단해 보입니다. 충전 안 해도 되고 꽂기만 하면 작동합니다. 신호품질이 안정적이어서 속도지연이나 신호 간섭, 끊어지는 문제도 없습니다. 선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과 거추장스러운 점만 감수하면 신호와 음질 그리고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선의 가성비가 단연 우위에 있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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