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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은 '해약금'인가 '위약금'인가, 부동산계약금반환소송 시 판단 기준

입력 2026-02-26 11:10

정태근 변호사
정태근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됨에 따라 매매 및 임대차 계약의 중도 파기로 인한 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과거에는 계약금만 포기하거나 배액을 상환하면 비교적 간단히 종결되던 사안들이 최근에는 계약의 이행 착수 시점과 해제권 제한에 관한 법리적 다툼으로 번지며 심층적인 법률 분석을 요하는 부동산계약금반환소송으로 비화하는 추세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민사소송 중 부동산 관련 분쟁은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계약금의 성격 규명과 반환 범위에 관한 다툼은 가장 치열한 쟁점으로 꼽힌다.

우리 민법 제565조는 계약금에 대하여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이를 '해약금'으로 추정한다. 이는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무에서 발생하는 부동산계약금반환소송의 핵심은 '이행의 착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에 있다.

부동산 및 도산법 전문 변호사로서 수많은 부동산소송을 수행해 온 로엘 법무법인 정태근 대표변호사는 “판례는 단순히 이행의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나, 중도금의 일부를 지급하거나 잔금 지급을 위해 변제공탁을 하는 행위 등은 이행의 착수로 간주한다. 일단 이행의 착수가 인정되면 더 이상 해약금에 의한 해제는 불가능하며 이때부터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없는 한 일방적인 계약 파기는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이 단계에서 계약이 파기된다면 이는 단순한 계약금 반환의 문제를 넘어 손해배상 책임의 영역으로 확장된다”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해서 계약금이 당연히 위약금으로서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특약이 없는 한, 계약금은 해약금의 성질을 가질 뿐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 없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 즉, 특약이 없다면 실제 발생한 구체적인 손해액을 입증해야 하며, 이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원칙적으로 계약금은 반환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결론적으로 계약서상에 "채무불이행 시 계약금을 몰수한다"거나 "배액을 배상한다"는 명시적인 위약금 조항이 포함되었는지 여부가 소송의 향방을 결정 짓는다.

한편, 최근 부동산 거래 관행상 정식 계약 체결 전 '가계약금'을 주고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따른 부동산계약금반환소송 역시 급증하고 있는데, 재판부는 가계약금의 반환 여부를 결정할 때 '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지를 최우선으로 검토한다.

매매 목적물, 총 매매대금, 중도금 지급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상태에서 가계약금이 전달되었다면 이는 정식 계약의 일부로 간주되어 반환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단순히 매물을 선점하기 위한 명목으로 구체적 합의 없이 송금된 경우라면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통해 회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정태근 대표변호사는 "현행 법리와 판례의 기조는 계약의 무게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부동산 가치의 등락이 심할 때 발생하는 계약금 분쟁은 단순히 감정적인 대응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이행의 착수' 여부를 증거로서 확정 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중도금 지급 기일 전이라 하더라도 매수인이 대출 승인을 받고 이를 매도인에게 통지했거나 매도인이 이사를 위해 다른 주택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행에 밀접한 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강력한 법적 근거가 된다.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나 통화 녹취 등을 통해 계약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합의 수준을 정밀하게 입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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