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인생은 이기거나 “…...”](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9110810420523346a9e4dd7f220867377.jpg&nmt=30)
하루는 이 팀원들이 와서 고기도 제대로 굽지 못할 정도로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조용히 그 테이블로 가서 고기를 구워 주며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습니다. 새로 생긴 신생팀한테 0대1로 진 것이었습니다. 몇몇 멤버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억울해 하고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잠시 후에 감독인 정대세 선수가 자리에 뒤늦게 합류했습니다. 침울한 분위기를 감지한 정대세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평생 축구를 해왔습니다. 제가 아는 건 축구에서 딱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이기거나…”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말을 멈췄습니다. 듣고 있던 예능 여자 축구선수(?)들은 입을 모아 “지거나”라고 대답했습니다. 잠시 팀원들을 쳐다보던 정대세 선수는 “배우거나”라고 하더랍니다.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기거나 배우거나’. 인생에 패배는 없습니다. 심지어 죽음도 패배가 아닙니다. 삶은 과정이고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축구경기에서 한번 졌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배웠으니 다음 경기는 뭔가 달라질 것입니다.
배운다는 건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절대 멈추는 법이 없습니다. 문학작품의 주인공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노인이나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에 나오는 라만차의 늙은 기사 그리고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캄캄한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상어 떼와 싸우는 늙은 어부와 창을 들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 키호테의 사자후를 상상해 보면 산티아고 노인의 말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그러면 조르바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도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도 궁금하지 않아요. 내게 중요한 건 오늘입니다.”
우리도 살면서 여러 번 질 것입니다. 더 많이 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졌다고 우울해 하거나 원통해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패배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려 합니다. 도전했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도망만 가지 않으면 됩니다. 다른 곳은 쳐다보지 말고 이 악물고 오직 목표를 바라보며 한 발자국 내딛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가다가 지면 배우고 또 성장하며 또 나아가고. 그렇게 한발한발 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 있을 것입니다. 인생은 그렇게 계속 배우며 완성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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