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은 이미 관계가 파탄 난 상태에서의 새로운 만남이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무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법원은 혼인의 실질이 완전히 상실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부정행위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민법이 규정하는 부부간의 성실 의무와 정조 의무가 법률혼이 유지되는 한 지속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거 기간 중 발생한 제3자와의 접촉이 부정행위로 간주될 경우, 이는 유책 사유가 되어 상대 배우자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발생시킨다.
현행 판례는 별거중외도 상황에서 위자료 책임을 판단할 때 혼인의 실질적 파탄 여부를 핵심 지표로 삼는다. 단순히 따로 산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부부 양측이 이혼에 합의했거나 장기간 연락이 두절되어 재결합의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만약 별거가 일시적인 냉각기이거나 자녀 양육, 직장 문제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한 것이라면 법률적으로 혼인 관계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한쪽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면, 이는 불법행위가 된다. 이때 청구되는 위자료 액수는 부정행위의 기간, 수위, 별거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산정된다.
별거중외도와 관련된 법적 분쟁에서는 부정행위의 시점이 언제인지 규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고 측은 대개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 난 이후에 만남을 가졌으므로 위자료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법원은 파탄의 선후 관계를 매우 엄밀하게 따진다. 외도가 발각되어 별거가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별거 중에 우연히 새로운 인연을 만난 것인지에 따라 법적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외도는 파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위자료 액수가 높아질 수 있다. 후자의 경우라 하더라도 이혼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거나 협의 이혼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만남은 부정한 행위로 판단될 여지가 다분하다.
법적 분쟁에 직면했을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증거 수집의 적법성이다. 상대방의 별거중외도를 입증하기 위해 불법적인 도청이나 위치 추적, 해킹 등을 동원할 경우 이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민사 소송에서도 증거 능력이 부정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블랙박스 영상, 카드 결제 내역, 메신저 대화 기록 등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의 자료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반대로 외도 혐의를 받는 당사자라면 당시 혼인 관계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난 상태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 이를테면 장기간의 별거 증거라든지 이혼 합의서 등을 준비하여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
법무법인 YK 동탄 분사무소 최고다 변호사는 "별거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외도에 대한 법적 책임이 당연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며, 재판부는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완전히 소멸했는지를 엄격한 잣대로 평가한다. 따라서 본인의 행위가 부정행위로 오인 받거나 혹은 상대방의 유책 사유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파탄의 시점과 인과관계를 법리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하여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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