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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그냥 보통의 하루

입력 2026-04-14 07:59

[신형범의 千글자]...그냥 보통의 하루
만나면 기가 빠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에게 늘 냉소적이고 공격적이면서 대화의 합이 잘 맞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과 자리를 갖고 나면 진이 빠지고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한번 망가진 기분은 불쾌함과 자괴감에 빠져 제자리를 회복하려면 한참이 걸립니다. 그런 사람은 안 보면 되지,라고 하지만 살다 보면 그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보기 싫어도 봐야 하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도 말을 섞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감정은 이처럼 사소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최대한 감정을 줄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하지만 감정을 완전히 배제하는 건 쉽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진화적으로 봐도 느낌과 감정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입니다. 인간은 신중하게 생각하는 동안 더 큰 위험에 맞닥뜨리기보다 틀리더라도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단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쪽으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긍정과 부정으로 나눈다면 좋은 감정은 가능한 오래 지속되고, 무섭거나 불쾌하게 느낀 감정은 되도록 빨리 없어지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반대입니다. 행복, 기쁨, 포만감 같은 감정은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두려움, 슬픔, 배고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숨고 도망가고 먹을 것을 찾는 데 필수적입니다.

감정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은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지만 본능은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기분과 감정은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1차 판단의 기준이 되고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지나치게 감정에 치우치거나 기분 내키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흔들리고, 나와 다른 상대를 만나면 금방 지치게 됩니다.

그러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하루를 보내면서 내내 기분이 좋을 수도 없고 또 나쁜 상태로 계속 있을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냥 보통의 하루면 충분합니다. 기분 내키는 대로가 아니라 계획에 따라, 익숙하게 하던 대로 무심하게 그냥 보내는 하루가 제일 평온합니다. 그러려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일부러라도 노력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활기찬 하루보다 별다른 감정 없이 보내는 그냥 하루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하루는 충분합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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