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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한국은 중증외상센터를 원하지 않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천재 외과전문의가 주인공인 만화 같은 얘기입니다. 실제 의사인 이낙준의 웹소설과 작가 홍비치라의 웹툰 《중증외상센터 : 골든아워》를 기반으로 한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판타지 의학 드라마입니다. 이렇게까지 말도 안 되는 얘기여서 오히려 속시원하고 재미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이 나포한 한국 상선을 구출한 ‘아덴만 작전’은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한국 중증외상의료시스템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총상을 입은 선장을 수술한 당시 아주대병원 이국종(현 국군대전병원장) 교수가 그 중심에 있고 소설과 웹툰, 드라마의 모티프가 됐습니다. 중증외상 수술과 치료는
2025-02-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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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의 아침생각]...조선 성리학은 섬세한 마음 공부
우리가 서양에 뒤졌던 건 18세기 산업혁명으로 발전한 과학 기술, 이를 짧은 시간에 극복하고 지금 K문화가 세계에 떨치는 건 한글, 인쇄술, 아리랑, 온돌, 김치 같은 특유의 창의력 때문? 일본의 메이지유신에도 영향을 준 조선 성리학 때문? 일체유심조인데 섬세하게 파고 든 마음 공부가 왜 탁상공론? 마음의 정체 연구하며 300년이나 치열하게 논쟁한 사례가 세계에 또 있을까?
2025-02-1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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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포토에세이]...그림자
금방 시드는 꽃 그림자만이라도 색깔 있었으면 좋겠다어머니 허리 휜 그림자 우두둑 펼쳐졌으면 좋겠다찬 육교에 엎드린 걸인의 그림자 따듯했으면 좋겠다마음엔 평평한 세상이 와 그림자 없었으면 좋겠다함민복의 시 《그림자》입니다. 그의 시는 대부분 자본과 욕망의 시대에서 한발 떨어져 살아가는 그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시인은 없는 게 많습니다. 서울의 달동네와 친구 집을 전전하다 우연히 놀러 간 마니산이 너무 좋아 강화도에 둥지를 틀었다는 시인은 돈도, 집도, 자식도 없지만 대신 여유와 편안함을 가졌습니다. 그림자는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갖고 있는 분신과도 같습니다. 햇빛이 비치는 밝은 쪽의 반대편에 그 존재가 품
2025-02-1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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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의 아침생각]...자존감 없으면 얼빠진 행동?
문화 핵심은 말, 글자, 이를 보존 보급하는 인쇄술, 최초 서양 인쇄 1445년보다 78년 빠른 1337년 고려 직지심체요절을 금속활자로 인쇄, 세종대왕은 1443년 우리 말과 지금 IT문화에 딱 좋은 한글 창제, 중세기 서양은 종교 부패로 암흑 시대인데, 조선 선비들 고급 학문 마음 공부 열중, 향가, 가사, 시조,아리랑 등 문화 민족 자존감, 줏대 없으면 생각체계 흔들려?
2025-02-1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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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의 아침생각]...아리랑을 시카고서 2천명이 떼창
아리랑이 언제부터 불리고, 그 뜻 뭔지 모르지만, 우리 민족의 가슴 울리는 민요, 해외 동포들이 눈물 흘리며 부르는 모습 보면 가슴 뭉클, 처음 듣는 외국인도 좋아 한다니 특별한 매력 있는 듯, 우리 말, 역사, 민요, 문화를 사랑하고 자랑하는 건 당연한 자존감, 여기 담긴 얼이 바로 우리들 생각의 줏대, 이 얼을 폄하, 무시하면 생각의 줏대없는 얼빠진 사람?
2025-02-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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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을씨년스럽다’를 ‘을사년답다’로
1월 1일 새해가 됐을 때 일부 언론은 “을사년(乙巳年) 뱀의 해가 밝았다”고 떠들어댔습니다. 틀렸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건 맞지만 을사년은 아닙니다. 띠(干支)가 바뀌는 기준은 1월1일도, 설(음력 1월1일)도 아니고 입춘(立春)이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양력 2월 4일이 입춘이지만 해에 따라 앞뒤로 하루씩 가감이 있습니다. 올해는 2월 3일이니까 을사년의 이번 주 에 시작된 것이 맞습니다. 을사년과 관련 있는 우리말 표현이 있습니다. ‘날씨나 분위기가 쓸쓸하고 스산할 때’ 쓰는 말 ‘을씨년스럽다’는 1905년 ‘을사년’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정설입니다. 일본은 조선 침략을 위해 1905년 강제로 협약을 맺었고 조선은 주권을 잃게 됩니
2025-02-0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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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의 아침생각]...솔바람 소리가 '코리아 사운드'?
어제 몰아친 바람 대단해서 난로 불 역류, 나뭇가지 쌓인 눈이 바람에 날려 장관, 어느 서양인이 한국 솔바람 소리가 신묘해서 대표적인 코리아 사운드라 감동, 솔잎 모양과 크기 질감이 서양 솔잎과 다르다나? 소리 듣는 감각 어쩌면 이리 섬세? 솔밭에 가 일부러 들어보니 철 따라서도 달라질 듯, 난로 쬐며 듣는 바람 소리도 일품이니, 소리와 빛을 섬세하게 느껴야 예술 소질?
2025-02-0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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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최악의 왕
고려 말~조선 건국 초까지 조선 3대 왕 태종 비(妃) 원경왕후의 관점에서 본 드라마 《원경》이 인기입니다. 세자로 책봉된 이복동생 이방석을 죽이고 친형과 동생까지 희생시키며 왕위에 오를 때까지 태종 이방원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원경왕후 민씨와 처가의 도움을 받은 건 실록에 기록된 사실입니다. 왕위에 오른 후에는 공신인 원경왕후를 적대시하면서 처남 민무구, 무질, 무휼, 무회 4형제를 죽이거나 유배 보냈습니다. 또 며느리의 부친, 그러니까 사돈인 심온, 심정 형제를 죽이고 그 자손들까지 해쳤습니다. 그 며느리가 바로 세종대왕의 비 소헌왕후 심씨입니다. 물론 역사는 단편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할 순 없습니다. 건국 초기 어지
2025-02-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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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의 아침생각]..."마지막 총알은 남겨라" 교육
러시아에 파병된 1만3천명 북한군 전투 3달만에 1천여명 사망? 최근 쿠르스크 지방에서 극단 선택 많아 시신 옆에 '하늘' 쓴 나무들 발견, 포로가 되면 반역이라 세뇌돼 고향 가족 위해 포로 직전 마지막 총알로 자살, 전사자 품 속에서 발견된 추억 사진, 김정은 격려 편지, 참으로 무자비한 북한 정권, 어쩌나?
2025-02-0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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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스몰토크의 쓸모
헐리웃 영화 같은 데서 보면 생판 처음 보는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는 걸 흔히 봅니다. 가령 기차 옆자리에 앉거나 식당 같은 데서, 또는 같은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눕니다(물론 영화니까 남녀 간에 수작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라서 그런가 싶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살다 온 사람에게 들으니 확실히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흔히 말하는 스몰토크, 진짜 시답잖은 얘기입니다. 날씨며, 옷차림, 최근 본 책이나 영화 같은 진짜 사소하고 가벼운 주제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일을 겪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2025-02-06 08:22